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본학 고전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다 해석 해설

by bloggermin2 2023. 3. 13.

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수필.민속극 중  유본학의 고전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다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수필.민속극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마음의 고요함을 추구하는 삶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유본학의 고전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다

유본학의 고전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다

 


나는 예전에 장흥방의 길갓집에 살았다. 그 집은 저잣거리에 제법 가까워서 소란스러웠다. 문 옆에 한 칸짜리 초당이 있어 볏짚으로 덮고 흙을 쌓았더니 그윽하고 조용해서 살 만했다. 그러나 초당이 동쪽으로 치우쳐 햇볕을 받았기에 여름이면 너무 더웠다. 그래서 고요함이 더위를 이긴다[靜勝熱]는 말을 당호(堂號)*로 정해 문설주에 편액을 해 걸어 두고 위안을 삼았다.
대저 고요함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몸의 고요함이요, 다른 하나는 마음의 고요함이다. 몸이 고요한 사람은, 앉고 눕고 일어나고 서는 등 모든 행동에 있어 편안함을 취할 뿐이다. 마음이 고요한 사람은, 천하만사가 마치 촛불로 비춰 보고 거북이로 점을 치는 듯하니 시원한 날씨와 더운 날씨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고요함이 이긴다고 한 지금의 말은 마음의 고요함을 가리킨다
그 집에서 이십 년을 살고 이사하였다. 그로부터 삼 년이 흐른 뒤 옛집을 찾아가 보았다. 그새 주인이 바뀐 지 여러 번이지만 집은 옛 모습 그대로였다.
은은하게 처마에 들어오는 산빛, 콸콸콸 담을 따라 도는 골짜기 물, 밀랍으로 발라 번들번들한 살창, 쪽빛으로 물들여 놓은 늘어진 천막 

<중략>
내가 여기에 살던 시절은 집안이 번성하던 때였다. 선친께서 승명전에 봉직하실 때라, 퇴근하신 밤이면 우리 형제들이 모시고 앉아 학문과 예술을 담론하고 옛일을 기록하거나, 시를 읽거나 거문고를 들었으니 유중영의 옛일*과 비슷하였다. 그 즐거움을 잊을 수는 없건마는 다시 되찾을 수는 없다!
󰡔서경󰡕에 그릇은 새것을 찾고, 사람은 옛 사람을 찾는다.라고 했다. 집 역시 그릇과 같이 무언가를 담는 부류이긴 하나, 사람은 집이 아니면 몸을 붙여 머물 데가 없고 집보다 더 거처를 많이 하는 것은 없으므로, 집은 그릇보다는 사람에 가깝다 하겠다. 그러니 어찌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렇지만 인간사가 벌써 바뀌어, 사물에 닿을 때마다 슬픔만 더하므로 이 집에 다시 살고 싶지는 않다. 마땅히 임원(林園)*에 집터를 보아 집을 지어서 옛 이름의 편액을 걸어 옛집에서 지녔던 뜻을 잊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는 임원이 이미 고요하거늘, 지금 다시 고요함이 이긴다고 하면 또한 군더더기가 아닌가?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나는 답하리라. 고요한데 또 고요하니, 이것이야말로 고요함이라네.라고.
* 당호 : 집에 붙이는 이름.
* 유중영의 옛일 : 당나라 때 문신 유중영이 늘 책을 가까이하며 자식들을 가르치던 일.
* 임원 : 산림

핵심정리
▶갈래 : 고전수필
▶주제 : 마음의 고요함을 추구하는 삶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예전에 살던 집의 당호를 소재로, 고요함에 대한 생각을 피력하면서 마음의 고요함을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자세를 드러내는 글이다. 소란스러움과 더위라는 외적인 번잡함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당시의 태도를 떠올리면서 필자는 옛집에서 지녔던 뜻을 잊지 않고 되새기고자 하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