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상의 고전소설 계우사 해석 해설

by bloggermin2 2023. 3. 18.

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설화.가전.소설 중  미상의 고전소설 계우사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설화.가전.소설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건강한 삶의 회복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미상의 고전소설 계우사

미상의 고전소설 계우사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계우사

의양의 맑은 마음, 무숙의 고집이 저에게 재앙이 될 것을 알고, 탄식 한숨 끝에 편지 한 통을 가만히 만들어 심복인 사환에게 은근히 부탁하여 무숙의 아내에게 부쳤것다. 무숙의 아내 당황하며 편지를 들고 자세히 살펴보니 사연에 하였으되, // 기생으로 무숙의 첩이 된 의양이 무숙의 방탕한 삶을 걱정하여 무숙의 아내에게 편지를 보냄

한 자 글월을 계동 아기씨 전에 올리옵나이다. 문안드립니다. 엎드려 깊이 생각건대 아기씨께서는 봄기운이 창창한데 기운 안녕하시온지 우러러 바라고 걱정하옵나이다. 불초한 의양이는 지방의 천기로서 약방에 잡혀 와 관아에서 일하였는데, 어쩌다 군자의 사랑을 입어서 천첩이 되어 남편으로 섬기고자 하였습니다. // 의양이 무숙의 첩이 된 사연

그러나 서방님이 수양은 모르시고 날마다 어그러지고 사납게 굴면서 주색에 빠져 가산을 돌보지 않으니, 불과 일 년 안에 천금 만재(千金萬財)를 모두 탕진하고 마침내 죽을 곳에 빠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위로는조상 제사를 보전치 못하고, 그다음은 아기씨 목숨과 어린 자식을 맡길 곳이 없는 지경에 이르면, 패가망신한 것은 의양이 때문이라고 온갖 누명을 쓰고 구설에 오를 것이니 이 아니 원통하오. 아무리 생각해도 서방님 허랑한 심사 잡을 길 없사온데, 세상의 온갖 고생, 치사한 일, 부끄러움을 많이 당하고, 배고파 한심하고 몸이 추워 서러우면, 서방님이 비로소 이런 일을 뉘우치고 스스로 한심하게 생각하여, 후회하고 반성을 할 것입니다. 편지에 아뢰올 말씀은 산처럼 많사오나 마음이 혼란스럽고 가슴이 너무 막혀 대강만 아뢰옵나이다. 의양은 머리를 조아려 두 번 절하나이다. // 무숙의 방탕한 삶에 대한 걱정

무숙의 아내가 편지를 보고,
“네가 평양집 사환이냐? 편지를 보니 창기 중 뛰어나고 점잖은 사람이요, 의리도 있고 기특하다.”
연적에 먹을 갈 제, 더운 눈물 뚝 떨어져 비낀 바람에 가는 빗줄기가 되고, 붓대를 잡으려니 떨어진 눈물에 글자마다 먹물이 얼룩진다. 편지 써서 하인 주니 의양에게 가만히 전한즉, 의양이 받아 보니 사연에 하였으되,  // 비유와 섬세한 묘사를 통해 무숙 처의 정서를 표현

한 통의 편지를 뜻밖에 받아 보니 기쁘기 그지없네. 사연을 자세히 보니 의가 있는 사람이요, 점잖기도 하구려. 끝없이 푸른 저 하늘이여! 이는 누구의 탓인가. 부위부강(夫爲婦綱)*은 오륜 가운데 으뜸이라. 근래 서방님이 열 눈의 보는 바와 열 손 가리키는 바가 엄한 것인 줄을 모르고 자포자기를 하여, 사나운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며 고집대로 일을 결정하니, 처자와 가족들이 돌아갈 곳이 없는지라. 그러나 여자의 몸이 되어 원한을 품고 애통해함은 요즘 부녀자들이나 하는 요망한 일이로다. 장강은 백주와 같은 글로 절개를 지켰으며*, 반첩여는 남편에게 버림받아서 부채와 같이 쓸모없어졌으나 원한이 없었는지라*. 거기까지는 당치 못하여도 장부의 몹쓸 일을 막아 낼 방도가 없더니, 평양집(의양을 가리킴)은 어떠한 사람이기에 일마다 옳게 하고 남의 마음을 이처럼 이해하니, 만사를 능히 잘할 수 있을 것을 내 어찌 모르리오. 종사를 돌아보아 우리 장부를 건져 내어 주면, 죽어서도 은혜에 보답하고 사당에 제사도 지내 줄 것이니, 수십 년 썩은 이내 간장 평양집이 헤아려 매사를 세밀하게 도모함을 바라노라.// 무숙의 처가 의양에게 보낸 답장 / 자신은 부위부강의 윤리로 인해 달리 방도가 없으므로 의양에게 무숙의 방탕을 막는 일을 부탁함

의양이가 답장을 보고 쉼 없이 눈물이 흘러 옷자락이 모두 젖을 지경이었다. 천지간 몹쓸 무숙이 이런 여중군자 어진 아내를 몰라보네. 나 같은 천첩이야 오일경조(五日京兆)*가 될 것이니 단단히 잡죄리라.
이날부터 막덕이와 속말로 약속하고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무숙의 행실을 고치려고,
“막덕이 너는 나하고 계교대로 명심하여 실행하라.” 
서로 짜고서 약속을 한다. // 무숙의 처의 편지를 받고 감동한 의양이 무숙을 깨우치기 위해 계교를 짬

 [중략 부분 줄거리] 의양은 계교로 무숙을 무일푼으로 만들고, 무숙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몸에 지닌 장신구와 옷가지뿐만 아니라 상투까지 베어서 팔게 된다. 이후 의양은 거짓으로 무숙의 친구와 애정 행각을 벌이고, 이 모습을 보고 화가 난 무숙은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더벅머리 누더기 펄펄, 가래바지 다리 사이에 구멍 자국은 덜렁덜렁. 이리저리 부딪치며 허리 도막 개가 죽은 찬바람에 너울너울. 버선 없이 맨발바닥 발가락을 오그리고 징검징검 백로 모양으로 날이 저물어 가는 황혼에 처자의 집을 찾아간다. 남의 곁방에 있는 처자 썩 들어가 볼 길 없어 굴뚝에다 밑을 대고 동지섣달 불개 떨 듯 사지를 한데 모으고 오동거리고 앉았으니, 천하잡놈이 아닌가.(편집자적 논평) 어린 자식 사오 형제 말마다 속이 탄다. // 재산을 탕진하고 비루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온 무숙의 외양 묘사

“어머니, 밥 좀 주오. 아버지는 어디 갔나. 돈 두 푼만 있거드면 팥죽이나 사다 먹고 그렁저렁 밤을 새지. 오늘도 해가 지니 벽 떨어진 냉돌방, 짚풀 위에 드러누워 차마 추워 어찌 잘꼬.” // 무숙의 자식이 하는 한탄

무숙의 아내 이른 말이,
“낸들 무슨 죄 있으며, 너희들이 무슨 죈고. 몹쓸 사람 네 아버지, 우리 모자 이리된 줄 벌써 응당 알았으련만. 그래도 정 각각, 흉 각각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 무숙의 처가 무숙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

그리한들 어이하며 저리한들 어이하리. 속으로 느끼어 울며 기가 막혀 우는 소리에 무숙이 또한 기가 막혀 더운 피가 솰솰 쏟아진다. 들어갈까 말까 주저주저하올 적에 무숙의 막내아들놈 또 기막힌 말을 한다.
“애고, 어머니, 아버지 계셨다니 얼굴 모양이 어떠하오?” / “어쩐 말이냐?”
“아까 잠깐 자노라니 아버지라 하는 어른이 키가 크고 얼굴이 곱상한데 망건 앞살이 훤하고 구레나룻이 가무스름한데 머리에 송낙을 쓰고 등에 개를 업고 구름 타고 하늘로 빙빙 오릅디다.”
무숙의 아내 깜짝 놀라 우는 말이, “네 이게 웬 말이냐. 네 아버지 죽었구나. 찾아 나갈밖에 수가 없다.”
무숙이 속으로 웃고,
“부자 천륜과 부부간의 중한 의를 오늘이야 알리로다. 내가 굴뚝에 앉았으니 부엌에 불을 때면 연기가 나니 연기는 구름인즉 요 녀석 꿈이 비상하다.” / 썩 들어가 아내 앞에 넙죽 엎드리며, “내 볼기를 치소.”
무숙의 아내 기가 막혀, “애고.” / 목을 안고 얼굴을 대고, // 무숙과 가족의 상봉

“이 모양이 웬일이오. 이리될 줄 몰랐던가. 남자 중에 호협객이 패가망신은 불시에 일어나는 예사로운 일, 빌어먹기 지름길이나 팔자로 알려니와 유한한 부모가 남겨 주신 몸에 더벅머리 된단 말이 웬일이오. 놀기 좋고 쓰기 좋아 만사를 다 잊은들 어려서 만난 근원 중한 자식들을 한 달에 한 번이나 두 달에 한 번이나 지나는 길에 잠깐 들러 어찌 살아 있나 걱정이나 하였소? 패가망신 이 지경에 삯바느질 빨래품과 용정방아 동자품, 이때까지 품을 팔아 정조, 한식, 단오, 추석, 사당에 차례 봉사, 법을 차려 지나자니 아무리 애통한들 어느 누가 보탤쏜가. 내 가슴에 손을 넣어 보소. 살 한 점이 어디 있나. 해골처럼 말라서 목숨이 거의 죽게 되었는데 오늘에야 돌아오니, 나 죽거든 장사하여 조상 묘 아래에 묻어 주고 자식들 데리고 살아 보면 알 것이니, 내 속정을 그제야 생각하오.” // 무숙 처의 한탄과 하소연

복통 간장 우는 소리 목석같은 무숙인들 깨닫지 못할쏜가.(편집자적 논평) 두 얼굴 한데 대고 치뒹굴며 우는 모양 초목이 눈물을 흘리고, 가던 구름이 머무는 듯. 어린아이들도 목이 멘다. // 자연물의 의인화를 통해 가족 상봉 장면의 슬픔을 표현

*부위부강: 삼강(三綱)의 하나. 아내는 남편을 섬기는 것이 근본임을 이름.
*장강은 백주와 같은 글로 절개를 지켰으며: 위(衛)나라의 제후인 공자 공백이 일찍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아내 장강은 굳은 절개를 지키고 부모의 재가 권유를 끝까지 뿌리쳤음. 그러면서 그녀는 백주라는 시를 지어 자신의 굳은 절개를 나타냄. 『시경(詩經)』 에 전해짐.
*반첩여는  없었는지라: 반첩여는 한(漢)나라 성제의 총애를 받던 여인으로, 한여름에 주목을 받던 부채가 가을이 되니 버려진다는 내용의 원가행(怨歌行)이란 노래를 지음. 이 노래는 세월이 흘러 아름다움을 잃게 될 때 황제의 사랑이 식어 갈 것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었는데, 실제로 성제가 조비연이라는 여인에게 빠지자 태후를 모시겠다고 말하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함.
*오일경조: 오래 계속되지 못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중국 한나라 장창(張敞)이 경조윤(京兆尹)에 임명되었다가 며칠 후에면직된 데서 유래함.

줄거리
성종 대왕 즉위 원년, 방탕한 짓을 일삼는 왈짜 우두머리인 김무숙은 어진 성품을 지닌 그의 아내와 살아간다. 어느 봄날, 무숙은 왈짜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번 크게 놀고 난 뒤에 착실히 살겠다고 말하지만, 평양 기생 의양이가 화개동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의양을 찾아가 다정한 편지로 그녀의 환심을 얻는다. 무숙은 큰돈을 들여 의양을 기생 신분에서 벗어나게 하고 그녀와 호화롭게 살아간다. 돈을 물 쓰듯 하는 무숙을 걱정한 의양은 그의 아내와 짜고 무숙이 돈을 탕진하게 하고, 일부러 무숙의 앞에서 무숙의 친구인 김 선달과 애정 행각을 벌인다. 이에 실망한 무숙은 전 재산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고, 의양의 요청에 따라 그녀의 집에서 심부름을 하며 지낸다. 의양이 또다시 무숙 앞에서 김 선달과 애정 행각을 벌이자 무숙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의양과 김 선달에게 벌을 줄 것을 축원하는데, 이 말을 들은 의양이 무숙에게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자, 무숙은 눈물을 흘린다.

핵심정리
▶갈래 : 판소리계 소설
▶주제 : 무숙의 불건강한 삶에 대한 징치와 교정을 통한 건강한 삶의 회복 기원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왈짜 타령, 무숙이 타령이라 불리는 판소리에서 유래한 판소리계 소설로, 어진 아내를 둔 왈짜인 김무숙이 재산을 탕진하고 고난을 겪으며 개과천선하는 과정을 그려 내고 있다. 이 작품의 정확한 창작 연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할 때 19세기 중반 이후에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는 상업의 발달 과정에서 주인공 무숙과 같이 물려받은 재산으로 사치를 일삼고 향락적 삶을 살아가는 불건강한 인물들이 등장하던 때로, 이 작품은 무숙이 자신의 가족을 등한시하는 등 공동체적 삶에서 일탈하는 과정을 묘사하면서, 이러한 무숙에 대한 징치와 교정을 통해 건강한 삶의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더 알아보기
▲무숙이 타령
왈자타령(曰者打令)이라고도 한다. 19세기 말엽 이래 판소리 연행에서 탈락하여, 현재는 창(唱)으로 전승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상품 화폐 경제가 발달한 조선 후기 서울의 도시적 유흥 분위기를 배경으로 등장한 왈자들의 행태를 소재로 한 것이다. 탕아(蕩兒) 길들이기의 구성을 통해 주인공의 편집광적인 소비벽과 유흥벽을 교정하여 삶의 균형 감각을 찾게 하는 것을 주제로 삼았다고 할 수 있다.
또 이 작품은 19세기 서울의 시정 세태를 잘 반영한 점으로도 특기할 만하다. 아울러 당시 인기를 끌었던 판소리 명창들과 그 특기가 집중적으로 서술된 부분이 있어, 판소리사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다. 소설사적으로는 주인공 김무숙의 왈자로서의 성격, 탕아 길들이기의 구성, 의양과 같은 적극적인 여성 인물, 판소리적 특징 등의 측면에서 「이춘풍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품이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댓글